Ordinary solitude 보통의 고독
| 전시 기간 | 2025년 12월 19일 ~ 2026년 1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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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장소 | 강남구 선릉로 838 페코빌딩 지하 1층 |
보통의 고독
고독은 보통 ‘고립’의 감정으로 설명되곤 하지만, 작가 손정기에게 고독은 보다 고요한 정서에 가깝다. 그는 이를 삶 속에서 조용히 스며드는 자발적 고요에 가깝다고 말한다. 오래된 조각상 앞에서 잠시 눈을 감는 사람, 카페 구석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젊은이, 바람이 스치는 벤치에서 아무 말없이 앉아 있는 이들. 작가는 이러한 장면에서 인간이 품고 있는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본질적인 고독을 발견한다. 그것은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누구나 하루 중 한 번쯤 은 지나치는 ‘보통의 고독’이다.
이번 전시에서 손정기는 자신의 오랜 작업 방식인 흑백 드로잉을 중심으로, 그동안 여행과 일상에서 마주한 실제 인물들의 고요한 순간을 더욱 가까이 들여다본다. 대표작 〈Together in Solitude〉는 한 사람, 한 그루의 나무, 그리고 머리 위를 스치는 새들이 한 화면에 놓여 있음에도 서로의 세계를 침범하지 않는 독립적인 존재로 묘사된다. ‘따로, 또 같이’라는 역설적인 감각 속에서 작가는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고독의 보편성을 드러낸다.
특히 이번 전시는 기존 드로잉 작업에 더해 사진과 영상이라는 새로운 기록 방식이 함께 구성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행 중 포착한 장면들, 작가가 스스로의 고요 속에서 남긴 영상 기록들은 드로잉과 또 다른 결을 만들어내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작가의 시선이 머물렀던 실제의 시간을 따라가게 한다. 이는 작가가 말하는 ‘고요의 마음가짐’이 단지 작업의 미학적 태도를 넘어 삶의 방식이라는 사실을 더욱 분명히 보여준다.
그가 그려낸 장면들은 고독은 결코 우리를 고립시키는 감정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오히려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더 다정하게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된다. 이번 전시가 관람객에게 잠시 멈추어 자신의 내면을 비추어보는 시간, 그리고 그 고요함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관람 안내
- 쾌적한 관람을 위해 예약제로 운영합니다. 예약하신 분에 한해 입장 가능합니다.
찾아오시는 길
강남구 선릉로 838 페코빌딩 지하 1층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4번 출구 스타벅스 왼편)
※ 주차는 어려우니 대중 교통을 이용하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