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aper Tale

Paper Tale

- 박혜윤 (@paper_hyeyun) -

우리는 과거의 기억과 추억에 의지해 현재의 삶을 살아간다. 잊고 싶지 않은 순간을 붙잡고자 현재의 우리는 사진이나 영상을 찍고, 보거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기록해 나간다.

박혜윤은 종이라는 물질로 과거 자신의 삶에 깊숙하게 영향을 주었던 다양한 사물이나 풍경 등, 그러니까 기억의 조각들을 재현해 나간다. 마치 동화속 한 장면을 형형색색의 종이로 구현해 놓은 듯 하다. 작가의 손에 의해 오려지고 붙여진 각각의 요소들이 상상의 공간과 사물의 미니어처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실재하는 물체 혹은 풍경이기도 하며 혹은 아니기도 하다. 반짝반짝 빛나는 커다란 진주가 주렁주렁 달린 목걸이와 보석모양의 사탕, 일기장이 담긴 보물상자, 뾰족한 나무들 사이로 우뚝 솟은 작은 오두막집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꿈꿔 보았을 '나만의 세상'이다. 어른이 된 그는 얇은 종이들로 그 상상의 세상을 만들고, 채워나간다.

작가는 평면의 전개도를 그린 후 종이를 자르고 붙여 3차원의 입체물을 완성시킨다. 각각의 요소들을 재단하고 조합하는 세밀하고 정교한 육체 노동의 힘이 돋보이는 과정이다. 반복되는 과정을 거쳐 객체들은 밀집된 덩어리를 만들고 공간을 점유하며 시선을 사로 잡는다. 평면의 회화 작품과 달리 사방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내며 보다 직접적으로 소통한다. 실재하는 공간에 작가의 상상력으로 가득 찬 또 하나의 장이 들어서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박혜윤은 자신의 유년기를 겹겹이 쌓이고 붙여진 종이들의 세계에 담아낸다. 그의 자의적인 기억에 의해 특정 부분이 발췌되어 극대화 되거나 생략되어 종이라는 질감의 물질적 특성이 더욱 강조된다. 마치 어린 아이들의 종이접기를 떠올릴 수 있는데, 작품의 유아적 요소들은 그 당시의 기억이 바탕이 되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바닷마을에서 유년기를 보낸 작가는 여러 동물 친구들 그리고 나무, 풀, 꽃 등의 자연물들과 깊은 관계를 형성하며 자랐다. 작가의 애정이 듬뿍 담긴 모든 요소들은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Paper Tale>은 아주 사적인 작가의 기억과 향수의 기록이지만, 이를 마주한 우리들은 저마다 각자의 오래된 추억 속 장면들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결국 작품을 마주한 우리 모두는 이 동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전시 안내

  • 전시기간 : 2022년 5월 19일 ~ 7월 8일
  • 운영시간 : 11:30 ~ 19:30 (매주 월요일 정기 휴무)
  • 작가 : 박혜윤
  • 관람료 : 무료

관람안내

  •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쾌적한 관람을 위해 예약제로 운영합니다. 예약하신 분에 한해 입장 가능합니다.
  • 찾아오시는 길 : 강남구 선릉로 838 페코빌딩 지하 1층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4번 출구 스타벅스 왼편)
  • 주차는 어려우니 대중 교통을 이용하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