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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ing the rules

Breaking the rules

반쯤 감긴 눈과 동그란 코, 입을 가리는 두툼한 수염, 한결 같은 나른한 표정으로 다양한 코스튬을 걸친 조형물들은 작가의 자아를 형상화한 ‘P’이다. 작가 토베이는 자신의 삶과 밀접하게 영향을 받은 내러티브를 ‘P’에 투영한다. ‘P’는 때로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알록달록한 모자와 스니커즈를 신거나 청룡의 해를 기념하는 코스튬을 입거나 글러브와 헤드기어를 착용하기도 혹은 가운을 걸치고 커피를 든 채 편안한 모습이기도 하다. 다채로운 색감을 두른 외형에는 순수한 지난날의 향수를, 글러브와 헤드기어에는 쉽게 휘둘리지 않는 굳건한 자신의 신념을, 핑크색 가운과 커피 한 잔에는 남들의 시선과 바쁜 일상을 벗어난 쉼과 여유를 담았다.

‘아트(art)’와 ‘장난감(toy)’이 결합된 ‘아트 토이’는 미술과 디자인 그리고 상품이라는 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면서도, 아티스트의 창작과 기술이 더해져 또 하나의 아트웍이 되기도 한다. 토베이는 레진을 사용하여 상상력과 유머가 담긴 키치한 외형의 아트 토이를 만든다. 그들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그 방식은 따뜻하고 다정하면서도 공감을 불러 일으킬 만하다.

이번 전시는 토베이의 3번째 개인전으로 그는 작가로서의 삶 그리고 한 개인으로서의 인생이 담긴 고민과 성찰, 내면의 변화를 또 다른 방식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아트 토이의 장르에서 주로 사용되는 가볍고, 채색이 용이하며 제작공정이 비교적 단순한 레진 외에 세밀한 조각과 반복적인 세공작업을 요하는 보다 내구성이 강한 고전적인 재료인 ‘브론즈(bronze)’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작가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가는 깊고 진한 메시지를 청동이 갖는 특성과 동일시하며 기존과는 또 다른 방식의 조형언어를 통해 관객과의 소통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

대표작인 ‘Unbreakable Line’은 하늘을 향해 팔을 곧게 펴 붓질을 하는 소녀의 역동적인 모습으로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내는 모든 이들을 향한 응원과 존경의 마음을 표현했다. 지극히 사적인 기억과 감정 그리고 비교적 가벼운 주제로 형성된 레진 작업과는 달리 청동의 조각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간 작가적 고민과 성찰, 보다 넓은 사유의 흔적으로 점철되어 있다.

작가는 “<Breaking the rules>는 지금까지의 여정을 살짝 비틀고 변화를 더하는 과정이다. 기존의작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익숙한 것에 변화를 주어 그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와 감각을 담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결국 작가에게 작업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고찰하며 그 의미를 작품에 투영하는 과정인 것이다. 축적된 과정이 모여 만들어진 실재의 조각들은 단지 작가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서사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토베이는 이번 전시에서 무수한 삶의 이야기를 극명히 상반되는 두가지의 재료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펼쳐내 보이고자 한다.

관람 안내
  • 쾌적한 관람을 위해 예약제로 운영합니다. 예약하신 분에 한해 입장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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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선릉로 838 페코빌딩 지하 1층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4번 출구 스타벅스 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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