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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포토그래퍼, 이륙

여행 사진이란 무엇인가, 혹은 여행 사진에 대하여.

사진 없는 여행을 상상할 수 있을까? 마치 기억을 지워버린 여행처럼 말이다. 이는 (다분히 의도적이 아니라면) 불가능에 가깝다. 여행은 사진을 통해 발현되고 사진은 여행을 구현한다.

여행과 사진은 관계를 맺는다. 여행 사진은 사람들에게 여행을 지속하는 상상의 힘을 선사하고, 동시에 사진적 가치를 인정받으려 한다. 반짝이는, 감탄할 만한, 아름다운 여행 사진은 여행의 욕망을 부르고 카메라를 통한 행위마저 완성한다.

불과 10여 년 전, 여행 사진은 대중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놀랍지 않은가. 그 이전만 해도 여행 사진은 매우 전문적 영역이었다는 것이. 여행 속에서 처음 사진을 시작한 세대는 이제 막 여행 사진만의 장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하여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의 라이징 포토그래퍼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는 자리다. ‘여행 사진은 무엇인가라는 평범하지만 정의하기 어려운 질문. 이는 여행 사진 자체의 장르적 질문일 수도 있고, 여행 사진의 시장성을 살펴보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우리는 아마 파인 아트나 다큐멘터리보다 가볍고, 여행지의 엽서에 어울릴 만한 부속물로 여행 사진을 대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1장의 여행 사진이 펼치는 그 무한한 상상의 현상을. 때로는 현실을 능가하는 공간성을 전달하는 여행 사진의 매력을.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든다는 것. 이는 얼마나 흥미 넘치는 일인가. 사진의 장르를 개척한다는 것. 이는 얼마나 과감한 일인가.

라이징 포토그래퍼의 파이널리스트 3인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앨버타, 온타리오에서 촬영해온 결과물은 여행자를 대변하고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그 안에는 평범하지만 정의하기 어려운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대답이 자연스럽게 베어 있다. 이는 여행 사진을 일상으로 접한 세대의 특권이자 무기다. 반짝이는, 감탄할 만한, 아름다운 여행 사진. 그들은 이제 막 첫 번째 이륙을 끝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