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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씨




이미지는 현실을 투영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왔습니다.

존재하는 것을 기반으로 작업이 진행되어 왔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이 관계는 전복 아닌 전복이 되어,

한편으로는 현실의 삶을 SNS 상의 사진처럼 살려고 하는 현상이 생겨버렸습니다.


디지털 시대입니다. SNS 상에서 전문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요?

정보가 누구에게나 열려있어 쉽게 접근하고 공유 할 수 있는 현상은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하겠지만,

온라인상으로 경험하는 시각 자극만이 존재한다면 우리의 오감은 균형이 무너질 것입니다.

이미지의 가장 무서운 점 중 하나는 여러 가지 매체에 쓰여질 수 있고,

어떤 매체에서 보여지느냐에 따라 그 효과 또한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이번 전시는 카메라 뷰파인더나 핸드폰 화면에서 벗어나,

가지각색의 넓은 공간과 시간 속의 결과물인 사진집을 통해 잊어버렸던 여러분의 감각을 되찾음에 있습니다.

물론 이 전시는 지극히 전문적이고 까다로운 시선에 대한 입문적인 전시이기도 합니다.

사진집을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해 문의를 해봐도 뚜렷한 답변을 얻을 수 없습니다.

예술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사진으로 어떻게 밥 벌어먹고 살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과 같은 맥락이기 때문일까요?


그래도 이 어려운 길목에서

시작해 보면 좋을 몇 가지 팁을 공유하겠습니다. 공유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1. 사진집으로부터 전해지는 종이의 질감을 손끝에서부터 느껴보세요.

2. 종이에서 흘러나오는 향도 맡아보세요. 아 핥진 마시고요.

3. 이미지와 종이의 색상이 어울리는지 보세요. 또, 표지와 내지의 색이 어떻게 한데 모여 있는지도 보세요.

4. 마지막으로 공간에서 들리는 소리와 사진집을 넘기는 찰나의 소리도 귀 기울여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