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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ER POEM

FLOWER POEM

JU JI HUN   (@jaydenju_)

감사, 사랑, 축하 등 기념하고자 하는 일들에 조금은 상투적이지만 상징적으로 등장하며, ‘미美’를 형상화한 대표적인 소재인 ‘꽃’. 아주 오랜 시간동안 다양한 장르의 예술에 끊임없이 그 존재감을 드러내 왔으며 우리들의 시각과 촉각 그리고 후각까지 자극하는 속성을 갖는 꽃은 매우 고전적인 주제이다. 그럼에도 주지훈은 오로지 ‘꽃’만을 필름 카메라로 담는다. ‘촬영한다’보다는 ‘담는다’는 표현과 어울리는 그의 사진에는 다양한 종류의 꽃이 등장한다. 그것은 자연이라는 본래의 자리가 아닌 실내 즉,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연출되어 있다. 화병에 꽂혀 달빛을 온전히 받아 내기도 하고 허공에 붕 떠 있거나 물 위에 부유하기도 한다. 혹은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기라도 하는 양 거울 앞에 꼿꼿하게 서있다.

짙은 어둠이 가득한 화면에 놓여있는 피사체는 그저 빛이 없는 텅 빈 공간에 덩그러니 남겨진 것이 아닌, 마치 어둠이 그것들을 감싸 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는 빛과 어둠의 대비를 극명하게 주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데 이때 자신을 ‘어둠’에 비유한다. 그러니까 그의 사진은 자신의 내면을 오롯이 드러내는 공간이며 꽃은 그것을 진솔하게 형상화한 또 하나의 상징적인 존재가 된다.

대부분의 작업은 작가의 방에서 이루어지는데, 이곳은 작업실이면서 동시에 지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작가는 꽃을 늘 곁에 두고 지긋이 응시하며 오랜 시간을 함께한다. 찰나의 아름다움만을 보여주며 금세 사라져 버리는 그 과정을 온전히 지켜보고, 사진으로 기록하는 시간 속에서 그는 위로를 받기도 혹은 그들을 위로하기도 한다. 어떤 것보다 고요히 다가오는 식물의 위로와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그의 작업에 고스란히 담긴다.

식물은 그 어떤 말도, 몸짓도 하지 않지만 그 자체가 주는 특별한 위로가 있다. 그 행위에는 소리도 움직임도 없지만 우리는 그것들로 하여금 아주 ‘고요한 위로’를 얻는다. 주지훈이 표현하고자 하는 ‘꽃’은 순간의 아름다움만을 보여주고 사라져버리는 심미적 특성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온전히 자신의 내면을 투영한 또 다른 언어이자 이미지로서의 역할이다. 작가는 모종의 이유로 식물에게 받았던 특별한 위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자연 속 그대로의 꽃을 촬영하기 보다 이미 꺾여진 것들을 자신의 손으로 어루만지며 다독이고, 달빛에 비추어 보여주는 일련의 행위는 하나의 의식과 같은 과정일 수 있겠다. 그 모든 것들을 담은 그의 사진을 대면한 우리 역시 언젠가 한번쯤 받아 보았을 ‘그들의 고요한 위로’를 떠올려 볼 수 있겠다. 그저 자신만의 안식을 위한 일이 아니게 된 것이다.

관람 안내

  • 전시기간 : 2022년 2월 24일 ~ 4월 21일 (성원에 힘입어 전시 기간이 2주 연장되었습니다.)
  • 관람시간 : 11:00 ~ 20:00 (매주 월요일 정기 휴무)
  • 전시장소: 파티클 지하 1층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838 페코빌딩)
  • 관람료 : 무료
  • 찾아오시는 길 :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4번 출구 도보 1분 (주차 불가)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쾌적한 관람을 위해 예약제로 운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