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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man1066
[여행/문화] 교토를 만나다.
촉촉히 비가 내리는 교토의 골목에서 만난 두 마이코 분들을 담았습니다. 교토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깊게느낀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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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엘 에디터 오성윤

루엘 에디터 오성윤
이달의 사진 코멘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생전 음성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회고전 한 켠에 설치된 녹음 파일 속에서 그는 자신의 작업 세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야기의 요지가 썩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이국적인 풍경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란 너무 쉽습니다. 정말 어려운 건 일상의 풍경을 담는 거죠. (중략) 그러니 일상 생활 속에서 꾸준히 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이국에서의 사진 작업이 ‘너무 쉽다’는 표현은 일상 속 사진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비약적 표현이었을 겁니다. 익히 알려지다시피 그는 세계 각지에서 작품을 남긴 전설적 보도 사진가였으니까요. 하지만 여행 사진에 ‘진실’ 혹은 ‘작가의 고민’이 담길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발상은 납득이 되기도 했습니다. 일상과 달리, 여행지에서 우리는 찍고자 하는 세계에 한발짝도 들여놓지 못한 채 무언가의 ‘표상’만 훑다 돌아올 확률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러니하게도- ‘여행 사진이란 참 어려운 매체’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 앞선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발언을 인용하곤 합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마이코’야 인스타그램이나 플리커 같은 이미지 기반 SNS에서 교토만 검색해봐도 숱하게 마주칠 수 있는 흔한 피사체입니다. 하지만 이 사진에는 그만의 매혹적 측면 몇 가지가 있는 듯 했습니다. 한 발씩 뒤로 빠진 순간을 포착해 흡사 두 마이코가 춤이라도 추는 듯 리드미컬해 보인다는 점, 비오는 날 어스름 내린 골목의 서늘한 느낌과 등불의 색감을 각각 잘 살려 모종의 낭만적인 심상을 자아낸다는 점, 교토 정취의 골목과 도시의 내장처럼 얽힌 전선을 대비시킨 구도가 묘한 분위기를 더한다는 점, 그러면서도 시선처리가 쉽도록 심도를 적절히 조절했다는 점, 역시나 적정한 셔터스피드로 촬영자 본인이 언급한 ‘촉촉한’ 비를 잘 표현했다는 점….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한 부분은 바로 피사체의 표정이었습니다. 지인과의 우연한 만남에 무방비의 미소가 번지는 표정. 마이코는 아주 독특한 미감을 가진 문화라, 그들을 포착한 무수한 사진이 그 순간 사진가가 느낀 ‘기이함’을 전하는 데에 몰두하곤 합니다. 개중에도 좋은 사진이 나오긴 하겠지만, 정신적 측면에서 봤을 때 ‘타자화’는 오늘날 사진가가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 중 하나겠죠. 이 사진의 미덕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고 있자면, 이 골목과 저 두 사람이 다른 시간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곤 한달까요. 여행 사진이면서 동시에 ‘다른 삶의 일상을 포착한 사진’이라고 표현하면 어떨까요? 아무러나 촬영 환경이란 생각만큼 중요한 요소는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신만의 태도를 정립한 사진가에게는 말이죠.

FUJIFILM X-H1 | XF90mmF2 R LM WR | 1/279 sec at f/2.0 | ISO 200

등록일자 :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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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H1 | XF90mmF2 R LM WR | 1/279 sec at f/2.0 |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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