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P-15 (피시보)
2017.12.15~2018.02.11

“후지필름에서 사진 아닌, 아닌 사진 전시가”

압구정 4번 출구 ‘사진인 듯, 사진 아닌 듯’ 사진이 영상과 실제 공간으로 확장되었다.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을 비롯해, 설치미술가인 육근병, 사진을 조각하는 금민정, 이미지 콜라주로 노스텔지아를 부르는 오용석, 광학의 공간을 360도로 재현한 베른트할프헤르, 그리고 딜레마의 공간을 보여주는 이소영의 작품이다. 사진 바깥에서 사진을 보는 ‘P-15(피시포)’기획전은 ‘인생에, 찍는 즐거움’을 모토로 하는 후지필름 스튜디오 X-갤러리에서 12월 15일(금요일)부터 2개월간 전시된다.

“현재 피안의 시각을 알려드립니다. 피-시보”

사진의 현재 시각은 무엇일까? 후지필름에서 운영하는 X-갤러리의 첫 외부기획전시인 ‘피시보(P-15)'가 질문을 던진다. 우주선이나 행성의 이름을 닮은 ‘피시보(P-15)’는 어두운 곳에서 빛을 발하는 원소기호 'P(인)‘에 원자번호15를 더해서 ’피시보‘다. 또한 보이지 않는 피안의 세계를 실시간 알려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니까 ’피시보‘는 빛을 기록하는 사진을 '지금 여기’ 가장 현장감 있게 제일 적합한 방식으로 소개한다.

“텔레비전을 찍은 백남준의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

미술사적으로 ‘피시보(P-15)’는 반-예술운동인 다다이즘의 계보를 잇는 플럭서스(Fluxus)에 주목하였다. 예술과 현실 사이의 간격을 없애고 예술 매체 사이의 인습적 경계를 무너뜨려 삶과 예술의 결합을 추구하였다. ‘인터미디어(intermedia)’, 즉, 삶의 미디어와 예술의 미디어가 서로를 넘보는 흐름이다. 사진은 삶과 예술이 아울러 발생하는 미디어다. 이제 사진을 ‘한 장의 사진’으로 멈춰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현대의 사진은 책에서 탈출한지 오래며 대체로 인화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사진의 운명은 사진의 바깥으로”

‘인(phosphorus)’이 스스로 빛을 내는 것처럼 동시대 사진의 운명은 사진의 바깥으로 향한다. 이러한 현상은 한편으로 사진의 위기기도 한데 다른 한편으로 사진의 확장과 도약이기도 하다. 처음 인류에게 있어서 사진의 등장은 페인팅의 위기였고, 사진이 사진예술화하면서 사진의 위기로 그 자리가 위협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과정의 고비는 동시에 진보의 과도기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피시보(P-15)'는 비디오아트(video art)가 사진의 계보를 잇는 것에 주목하였다. 그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 유쾌한 백남준이다. ‘P-15(피시보)’는 백남준의 작업을 중심에 두고 사진을 미디어의 담론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사진의 어원을 오줌에서 발견하다.”

원소기호 ‘P’, 원자번호 15, 독일의 연금술사인 헤닝 브란트(Henning Brand, 1669)는 오줌을 가열해 은을 금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인’을 발견하였다. ‘인’은 스스로 빛을 발하고 어두운 곳에서 빛을 운반한다고 해서 ‘포스포러스’(phosphorus)라고 불렀다. 빛을 기록하는 예술, 바로 사진(photograph)의 어원이다. ‘P-15(피시보)’는 빛의 궤적을 이미지로 밀착시키는 사진의 메커니즘을 허구와 사실이 섞인 문학적 시각과 다다이즘을 계승하는 반-사진적인 시각으로 접근하였다.

검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