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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구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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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te
[풍경] 그날의 구름 #1
타향에 살면서 예전보다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대도시이긴 하나 다른 나라의 대도시에 비해 거리가 정돈되지 않아 주제에 대해 고심하다가

문득 창밖에 드라마틱한 구름을 보게 되어 중점적으로 찍게 되었습니다.

아직 보정실력이나 시선이 좋지 않지만 꾸준히 한장씩 한장씩 작업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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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리플래닛에디터 오성윤

론리플래닛에디터 오성윤
이달의 사진 코멘트

영화 < Medianeras >의 주인공 마틴은 공황장애를 가진 남자입니다. 정확히는 집밖의 모든 도시 환경에서 공포를 느끼고 점점 고립되어가는 프리랜서 웹 디자이너죠. 정신과 의사는 그에게 아주 독특한 처방을 내립니다. 바로, 카메라를 챙겨 다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진. 일상 속 도시와 사람을 재발견하는 일이자, 겉으로 분명히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일.” 해당 영화에서 사진에 대한 언급은 단 몇 분이 전부지만 빼어난 통찰을 안기는 대목이었습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게 단순히 예쁜 장면을 남기는 활동이 아니라는 사실. 우리가 렌즈 너머의 것들과 ‘관계’를 맺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니 말이죠.
영화 속 정신과 의사에 처방에 동의합니다. 좋은 카메라를 쥐고 다닐 때 우리는 무심히 스쳐 지나던 것들에서 아름다운 면모를 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어떤 순간에는 ‘사냥하듯’ 셔터를 누르고 다니게 되기도 하죠. 뷰파인더 너머의 세계를 이해하고 그만의 미감을 담아내기 보다, 자신의 관점과 프레임에 맞춰 세상을 자르고 단장하는 식으로요. locate님의 <그 날의 구름 #1>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공사 중인 건물과 하늘을 가득 채운 먹구름을 촬영하면서도 황량하거나 음습한 무언가로 묘사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오히려 장엄할 뿐. 작가가 풍경에서 느낀 바를 표현한 것처럼 ‘드라마틱’할 뿐이죠. 타향살이를 하며 자꾸만 하늘을 보게 된다는, 즐겨 보게 된 요소가 구름이라 중점적으로 찍고 있다는 작가 코멘트를 읽으면 사진이 또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담백한 채 모종의 감동적 요소를 품고 있달까요. 그 감동이란 필시 사진과의, 눈앞의 광경과의, 혹은 사진가인 자신과의 좋은 관계맺기에서 기인한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카메라를 쥐고 다니면 자꾸 이 나무와 저 나무가 어떻게 다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이번 여름과 지난 여름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 것 같은 순간도 찾아오죠. 사진을 통해 locate님이 삶의 터전을 좀 더 세세히 이해하고 좋아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모쪼록 그 결과물을 앞으로도 종종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FUJIFILM X-Pro2 | 35 mm | 1/15000 sec at f/1.0 | ISO 200

등록일자 : 20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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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Pro2 | 35 mm | 1/15000 sec at f/1.0 | ISO 200

그날의 구름 #1

검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