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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kil66
[일상] 아! 어머니~
농촌 어르신들을 위한 유랑극단 공연 중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배우와 자식을 그리워하는 마을 어르신 한 분이
즉석에서 빚어낸, 현실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모자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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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장혜령

시인 장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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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겹의 시간 - 장혜령

두 겹의 시간이 흐른다.
처음은 노년의 시간과 청년의 시간이 보인다.
한 어머니의 시간과 한 아들의 시간도 있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면, 배우의 시간과 관객의 시간이 있고
무대 위의 시간과 무대 밖의 시간이 있다.

그리고 이것이 다름 아닌 사진이기에, 또 다른 층위의 시간이 있다.
프레임 속 두 사람의 시간과, 이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프레임 바깥 한 사람의 시간.


관객인 나는 프레임 바깥에 서서 셔터를 누르던 한 사람의 빈 자리에 서본다.
내게 사진을 본다는 건 그런 경험이다. 언제나 사건 현장에 뒤늦게 도착하는 경험.
언제나 뒤늦게 입회하는 증인이 되는 경험. 그러나 실제 저 유랑극단이 공연했던 장소를 찾는다 해서 내가 이 장면을 직접 볼 수는 없을 것이므로, 사진은 불가능한 재현에 대한 경험이기도 하다.

이 사진은 얼핏 낡은 사진 같다.
옛날에 찍힌 사진. 아무 정보도 주지 않았다면 수십 년 전에 찍은 사진이라 해도 아마 믿었을 것이다. 그 점이 처음 이 사진을 그냥 지나치게 했고, 그 다음 순간 천천히 다시 보게 했다. 이 사진의 익숙함은 이 사진의 낯설음 때문이다. 반대로 이 사진의 낯설음은 이 사진의 익숙함 때문이기도 하다. 어딘가 분명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은 이미지. 본 적 있는 것 같은 이미지. 하지만 이런 사진을 본 적은 없다.

나는 사진 속 두 사람이 아들을 그리워하는 어머니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아들로서 서로를 그리워하며 안았다고 느끼진 않았다. 나는 이 두 사람이 서로를 영원히 잘 모르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그 순간 감지했다고 보고 싶다.

FUJIFILM X-T2 | | 1/511 sec at f/1.0 | ISO 3200

등록일자 : 2019.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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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T2 | | 1/511 sec at f/1.0 | ISO 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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