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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천문] 갑곶성지
해질녁 천주교 갑곶성지 예수상은 신비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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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리플래닛에디터 오성윤

론리플래닛에디터 오성윤
이달의 사진 코멘트

유럽의 중세 교회에서는 늘 그 건물이 지어질 당시 사람들의 시각을 상상하곤 합니다. 철학자 발터 벤야민이 말했듯 우리는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특정 예술품의 복제 이미지를 무수히 접하는 ‘기술 복제 시대’를 살고 있으며, 그렇기에 원초적 감상이란 당대의 사람들이 가졌던 것과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플란다스의 개>의 네로가 안트베르펜 노트르담 대성당의 성화에 그토록 집착했던 이유도, 오늘날 우리가 기껏 유명한 박물관을 가진 도시까지 가서 쉽사리 방문을 포기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겁니다.
다만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이 명저인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이런 현상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일 성 싶습니다. 사람들의 인지가 변화한 만큼 예술의 성격도 변화할 것이라 했을 뿐이죠. 그리고 저는 건축이나 예술 작품의 사진을 보는 일이 ‘건축물이나 예술을 직접 감상하는 것과는 별개의 즐거움’을 가졌다는 게 그 한 갈래라고 믿습니다. Bongch2님의 <갑곶성지>가 그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이 사진이 가진 ‘마력’은, 피사체인 갑곶성지의 성상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라기보다 배경의 구도, 청색 빛이 감도는 흑백의 온도, 조도, 대비 등 사진가의 해석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는 게 옳을 테니까요.
부연 삼아 이 코멘트를 읽는 분들께 해당 피사체의 다른 이미지를 찾아볼 것을 권합니다. 저도 방금 호기심에 찾아본 바, 사실 이 성상은 검색으로 찾기도 어려운, 길 측가에 꽂힌 이정표 같은 작은 구조물이거든요. 물론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가진 좋은 사진입니다만, 비교가 또다른 차원의 감상과 즐거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만약 그 비교가 ‘기술 복제 시대’에 ‘사진의 일’에 대해 생각하도록 돕기까지 한다면, 이 사진에 대한 한층 제대로 된 감상이 되리라고도 말이죠.


FUJIFILM X100F | | 1/127 sec at f/10.9 | ISO 5000

등록일자 : 2019.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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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100F | | 1/127 sec at f/10.9 | ISO 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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