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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king119
[일상] 눈내리던날
눈이 많이 내리던 출근길에 담았습니다.
서울시의 버스전용차로의 정류장모습니다.
정류장이 도로 한가운데 있어서 더 멋진
눈오는 모습을 담을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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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편집장

박지수 편집장
이달의 사진 코멘트

아이들과 강아지들만 눈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눈이 내리면 지겹게 반복되는 일상의 풍경마저 새롭게 변신되기에 어른들도 살짝 설렌다.
다만, 출근길에 눈을 만나면 설렘보다 걱정이 앞선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버스, 미끄러운 도로에서 엉금엉금 기어가는 자동차들, 눈이 만드는 새로운 풍경은 일상의 속도를 마비시킨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눈 풍경을 마주하면, 아이들이 '와' 탄성을 내지르는 것과 달리 어른들은 '하' 한숨부터 나오게 된다.

눈 내리는 출근길 풍경이 담긴 사진을 보며, 한숨부터 먼저 나오는 건 단지 동심을 잃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나 또한 맡은 바 일상의 속도를 지켜야 하는 어른인 탓이리라. 그래도 사진을 찍은 이는 한숨보다 탄성으로 출근길의 눈 풍경을 맞이 한 것 같다.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지 아니면 아예 지각을 각오했는지,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셔터를 눌렀다.

한쪽에 전경에서 후경까지 사선으로 이어진 자동차 바퀴자국이 눈길을 화면으로 이끈다. 그리고 까만 옷에 하얀 우산을 들고 있는 사람이 눈길을 붙잡는다. 화려하거나 특별하진 않지만, 꽤 안정적인 프레이밍으로 버스 정류장에서 스친 풍경을 포착했다. 그래도 조리개를 좀 더 조였으면 어땠을까, 또 우산 든 사람에게 포커스를 맞췄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바닥에만 핀이 맞고 전반적으로 포커스 아웃된 화면의 답답함이 덜할 것 같다. 아마 눈발도, 사람의 실루엣도 더 선명하게 돋보였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하지만 그랬다면 지금처럼 왠지 모르게 아련한 느낌을 주는 사진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계를 통해 이미지를 만드는 사진에서 기술적 완성도는 꽤 중요하지만, 어쩌면 절대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사진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도 결국, 눈 오는 출근길에 작은 카메라 한 대를 챙기는 소박한 마음, 일터로 가는 바쁜 발걸음을 스스로 멈춰 세우는 살뜰한 여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기술적인 작은 흠보다 그 충만한 마음과 여유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 이 사진의 힘으로 다가온다.

FUJIFILM X-E2S | | 1/340 sec at f/2.8 | ISO 200

등록일자 :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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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E2S | | 1/340 sec at f/2.8 |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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